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2019)는 악당의 탄생 이야기를 넘어서,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이다. 이 영화는 고담시의 외톨이 아서 플렉이 무관심과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서서히 광기에 물들어가는 과정을 충격적으로 그려낸다. 개봉 당시 '조커'는 과도한 폭력성 논란과 함께, 주인공에 대한 공감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heated 한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범죄자의 일대기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개인이 어떻게 극단적인 선택의 길로 내몰리는지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이 글에서는 '조커'를 통해 현대 사회의 소외 문제,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 그리고 폭력의 악순환이라는 주제를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소외된 개인과 무너진 사회 시스템
'조커'는 주인공 아서 플렉을 통해 극심한 빈부 격차와 붕괴된 사회 시스템 속에서 소외된 개인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아서를 사회는 제대로 보호하거나 지원하지 않는다. 예산 삭감으로 정신과 치료가 중단되고, 그나마 의지하던 상담 서비스마저 끊기게 된다. 코미디언의 꿈을 품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의 노력을 조롱하고 무시할 뿐이다. 이런 사회적 냉대는 아서의 정신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결국 그는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영화 속 고담시는 쓰레기로 뒤덮이고 범죄가 만연한, 빈부 격차가 극명한 공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사회 시스템의 붕괴를 암시하며, 아서 같은 약자들이 방치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유층은 빈곤층을 경멸하고,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 이런 환경은 아서의 좌절감과 분노를 증폭시키고, 결국 그를 폭력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다. 아서는 끊임없이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갈망하지만, 사회는 그를 투명인간처럼 취급한다. 그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폭력만이 유일한 방법이 되고 만다. 영화는 아서의 고통을 통해 현대 사회의 익명성과 소외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 사회가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품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과 낙인
'조커'는 정신 질환을 앓는 개인이 사회로부터 받는 대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과 낙인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서는 타고난 범죄자가 아니라, 지속적인 학대와 사회적 배제로 인해 점차 무너져간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학대를 받았고, 정신 질환을 앓는 어머니를 돌보며 자랐다. 이런 환경이 그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그는 제대로 된 치료나 돌봄을 받지 못한 채 홀로 고통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사회는 그의 아픔을 이해하기는커녕 그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배척한다. 감정 표현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그를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려 들지 않고, 오히려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
영화는 아서의 정신 질환을 부각시키면서도 그의 폭력적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가 점점 광기에 물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정신 질환자가 방치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서는 처음부터 악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사회적 배제와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이 그를 더욱 고립시키고, 결국 그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사회에 반응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정신 질환을 바라보는 사회의 태도가 개인을 얼마나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는지를 강력하게 경고한다.
3. 폭력의 악순환과 사회적 책임
'조커'는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악순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서는 처음에는 단순히 자기 방어 차원에서 폭력을 행사하지만, 점차 폭력에 중독되어 간다. 이는 그가 사회로부터 받은 무관심과 멸시가 응축된 결과이며, 결국 그는 폭력을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영화는 아서의 폭력을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 시스템의 실패와 연결시키면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가 소외된 개인을 방치하고,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지 않으며, 불평등을 방치한다면, 또 다른 아서는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다. 영화는 이를 통해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을 고민하게 만들고, 우리가 사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4. 마치면서...
영화 조커는 단순한 악당의 기원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사회가 소외된 개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작품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소외된 개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며, 폭력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커의 광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영화는 강하게 경고한다. 우리 사회가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정신 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그리고 불평등과 빈부격차가 초래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제는 그 답을 고민해야 할 때다.